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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LIFE/TASTY

동아냉면, 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곳

by 회색뿔 2019. 8. 2.

동아냉면

대학을 갓 입학 했을 때였다. 강의실에 제대로 된 에어컨이 없음에도 이상하다 생각하지 못했던 때였다. 고등학교에서도 3학년 교실에만 에어컨이 있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시대였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더운 여름이 대학생이라고 그냥 지나칠리 만무하지만 그 때의 여름은 지금처럼 덥다고 느끼지 못하였다. 전방이라면 전방이지만 에어컨이 없는 내무반에서 선풍기만으로 여름을 나기도 했다. 에어컨이 없어도 여름을 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힘들 듯 하다. 

에어컨이 많이 대중화 되어 더운 여름을 식혀주지만 길거리를 조금만 거닐어도 땀이 비가되어 흘러 내리는 더운 여름이 왔다. 다른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여름 휴가 계획을 잡아 떠나겠지만, 우리 커플을 결혼준비로 서울 시내를 종횡무진하며 결혼준비로 바쁜 여름날을 보낸다. 바쁘다고 한들 열기를 느끼지 못할리가 만무하다. 지친우리 입맛을 살려줄 냉면을 찾고 싶지만 또 멀리가고 싶지는 않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무리한 일정으로 이미 많이 지쳐있기 때문이다.

여러 말이 길었지만, 동아냉면 이 곳은 내 대학시절 배움의 열기 아니 에어컨이 없는 공대 강의실에서 얻은 열기를 풀어 내기 위해서 찾았던 곳이다. 배움의 열기였으면 좋으련만 그 때의 여름에는 휴가를 은행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는 우스게 소리를 자연스럽게 하였다.

  [ 동아냉면, 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곳 ]  

냉면 대와 만두를 주문하고 셀프코너에서 육수와 무절임을 가져온다.

2명이서 냉면 대자 하나와 만두 한판을 주문한다. 처음에는 냉면 2개와 만두 한판을 주문하려고 하였는데, 여자친구가 만두 2판과 냉면하나를 시키려고 하여 5초의 고민 끝에 모자라면 추가 주문할 요량으로 냉면 대자와 만두 한판을 주문하였다. 우선 기다리면서 육수로 속을 살살 달래본다. 이 육수가 굉장히 진하고 깊어 가능하면 육수만 담아 도망치고 싶은 생각도 든다. 담아가고 싶어도 용기를 준비해가도 이 육수는 가져올 수 없다. 다만 먹고 싶은 만큼 자리에서 먹어도 눈치주는 이는 없다. 

냉면, 오이채와 매콤한 소스가 올려졌다.

조금시간이 흐르고 주문한 음식을 받아 들 수 있었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인가? 양념을 따로 달라고 말하는 것을 잊어 버렸다. 매운 걸 잘 못먹는 나는 난감한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테이블 위에는 양념이 따로 준비되어 있어 더 하여 더욱 매운 맛을 느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자칫 매울 수 있으니 적정량의 조절이 중요하다. 필자에게 이 양념은 상당히 매운 편이다. 

고기만두, 냉만으로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매운 맛을 잡아주는 고소하고 진한 맛을 담아낸 고기 만두, 자칫 매운 맛으로 지친 입안을 말끔하게 정리해 준다. 단짠단짠과 비슷하게 매고매고를 할 수 있다. 

"만두만두 그럴만두하지."

소스를 잘 섞어놓으면 매콤 시원한 냉면을 맛볼 수 있다.
 
고기가 듬뿍 들어있는 만두다.
 

매콤 고소 매콤 고소 반복해서 먹다보니 어느새 배가 한라산 높이만큼 부풀어 올랐다. 차가운 음식과 더운 음식을 번갈아 먹고 육수까지 마시고 나니 차가운 냉면이 뱃속에서 불었는지 점점 포만감이 목안까지 차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절인 무채, 소화를 도와줘.

소화 잘 되라고 절인무채를 중간 중간 곁들인다. 다른 달콤 짭쪼름한 맛에 만두의 육수의 육향을 지워준다. 전체적으로 냉면과 만두 무채가 조화를 이루어 주는 것이 포인트 인 것이다. 벌써 15년 가까이 틈날 때마다 방문하고 있는 맛집이다. 장마가 한발 물러서 폭염이 다시 기승을 부리니 이 시원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진다. 주말 나들이도 좋지만 집근처 냉면 맛집에서 시원한 식사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가?

위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대사관로 45-1 / 동아냉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