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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LIFE/TASTY

회 먹으로 가자! 노량진 수산시장.

by 회색뿔 2019. 12. 26.

  연말, 연시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은 노량진 수산시장.

  연말이면 송년회 새해에는 신년회 한주에 적어도 하나 이상의 약속이 있기 십상이다. 청첩장 모임을 가지다 보니 그 만남의 양이 몇 년 치의 약속을 한 번에 다 잡는 듯하다. 결혼을 핑계로 못 만나던 이들을 집에서 불러내기 더 좋아진 것이다. 수년 째 SNS로만 연락하던 친구들도 쌍수 들고 만나기로 한 장소로 나오니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없는 겨울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꼬꼬마 시절에 부모님 손잡고 가봤던 곳을 이제는 친구들과 회 먹으로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 어릴 적 호객행위에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두 혼란스러웠던 그런 시장의 모습은 많이 사라져서 통행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예전에는 한걸음 옮기기가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시장으로 걸어가는 길, 지하통로는 조금 삭막한 느낌이다.

  노량진 역에서 수산시장으로 가는 길, 역에서 바로 시장으로 진입하는 길이 없어 조금은 걸어야만 한다. 노량진역 7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 걷다 보면 지하보도로 들어서는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수산시장으로 이동하다 보면 간단한 야채와 채소를 팔고 있는 난전을 볼 수 있지만 시간이 늦어서 일가? 흥정을 하거나 물건을 살피는 행인은 없었다.

  수산시장을 재개장하면서 들어선 조형물인가? 이곳이 노량진 수산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곳까지 오고 나면 차는 어디로 들어오지 의문이 생기지만 오늘은 술을 먹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대중교통으로 이 곳을 찾기에 다음에 차를 이용하면 알 수 있겠지?

건물내로 들어서자 넓은 수산시장이 나타난다.

  이 넓은 활어 시장에서 내가 원하는 횟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예전처럼 붙잡고 늘어서지는 않지만 수조 앞에서 물고기를 살피다 보면 어느새 상인이 일행의 수와 원하는 횟감을 물어보기 일 수다. 그러나 이 상인들도 필자가 물고기를 샀다는 증표로 받는 팻말이나 명함을 손에 들고 있다면 나에게서 관심을 끊을 것이다.

다양한 횟감과 미리 떠 놓은 회.

  필자는 겨울이 되면 회를 찾게 된다. 다른 계절에 회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 그때 더 찾게 된다. 요즘은 다양한 횟감이 양식으로 공급되고 있어 계절과 제철의 의미가 많이 희석되어 수조에 노닐고 있는 생선들 참 맛을 품고 있어 보인다. 

  이 맘 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방어 그중에 대방어를 찾는다. 거의 모든 가게의 수조에는 방어가 들어 있고, 사이즈가 큰 대방어는 선어 상태로 얼음 위에 올려져 있다. 제주도에서도 방어가 많이 잡힌다고 하지만 올해는 대방어가 아닌 중방 어나 그보다 작은 방어가 주를 이루고 있어 대방어의 시세는 생각보다 높다. 상인은 정확한 가격은 말해주지 않았지만 내가 구매한 회 구성에 맛을 더할 서비스 대방어를 조금이라도 아끼려 함이 말속에서 느껴진다. 그래도 말을 하다 보니 대방어 약간을 서비스로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광어와 참돔 그리고 이웃 가게에서 낙지와 해삼, 멍게를 추가로 구매했다. 사람은 4명밖에 되지 않는데, 뭐 이리 많이 주문하냐고 면박을 주는 사장님이지만 우리는 이 모든 횟감을 모두 먹을 수 있다. 우리에겐 회 귀신이 있다. 결재만 하고 나면 생선을 횟감으로 손질해서 식당으로 올려주니 구매한 해산물만 들고 추천받은 식당(2층)으로 이동해서 일행들과 안부를 묻고 근황을 체크한다. 몇 년 만에 몇 달만에 만나도 어색함이 없는 녀석들이다.

멍게, 해삼 그리고 낙지, 다양한 회를 조금씩 맛을 본다.

  얼마간의 대화 중에 가져온 해산물이 먼저 손질되어 나왔다. 낙지, 해삼, 멍게 우리가 어릴 때 친구를 놀리거나 약 올릴 때 많이 불렀던 해산물들이지만 그 맛과 영양가는 결코 놀림거리가 될 수 없다.  꿈틀꿈틀 신경이 살아 움직이는 낙지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 나의 눈에 들어온 아니 우리의 눈 맞춤을 잊고 먼저 가렴.... 미안하다. 내가 나쁜 게 아니고 맛있는 네가 나쁜 거야...

참돔과 광어만 구매하였지만 연어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우리가 주문한 메인 회가 마침내 올라왔다. 두툼하게 썰은 횟감 중 참돔의 반은 뜨거운 물을 부어 마스까와(소나무 껍질과 비슷한 모양을 말함)로 준비되었다. 도톰하게 썰어내다 보니 쫀득쫀득 탱탱한 식감이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앞에서 참돔과 광어의 깔끔하고 쫀득한 식감을 맛보았다면, 뒤에는 광어와 방어의 조금은 묵직한 느낌으로 바꿔 볼 수 있겠다. 필자는 연어와 붉은 생선은 식사 뒤쪽에 먹는 것을 선호한다. 연어의 강한 기름 맛에 흰살생선이나 다른 회의 맛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느 정도 배가 부르면 그때부터는 주의가 풀어져 흰 살 붉은 살 가리지 않게 된다. 그냥 다 맛있어지는 시점인 것이다.

우리의 한상.

  신선한 생선과 해산물을 훌륭한 횟감으로 만들어서 식탁에 올려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즐거운 한때를 추억하며 노량진의 회 구매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보자!

  위치 :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 서울 동작구 노들로 674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 직접 구매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