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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LIFE/TASTY

강남역 고베 규카츠, 화로에 구워먹는 소고기 돈까스

by 회색뿔 2019. 10. 28.

  일본 갈 일 없어진 요즘 일본식 음식점도 타격을 입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마음이 편치 않다. 일본식이라지만 요리를 만드는 사람도 우리 사람, 요리의 재료도 대부분 국산일 것인데, 큰 그림에 가리어져 직, 간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오늘은 강남역에 위치한 고베 규카츠를 소개해 보려 한다. 방문한지는 1년이 다 되어 오래된 사진들을 꺼내어 기억을 적어본다. 지난해 미국 출장을 가기 직전이었다. 전시할 기기들의 필드 테스트가 필요한 시점이어서 시내에 있는 카페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테스트를 하러 나가면서 함께한 일행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하고 근처에 있는 돈가스 집을 찾았다.

  함께한 부장님의 안내로 이 곳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아마도 부장님이 한번 즈음 방문해 본 곳인지 익숙한 발걸음이다.

강남역 고베규카츠 매장.

  강남역 CGV와 메가박스 사잇길로 낮은 언덕길을 조금만 올라서면 좌측으로 고베 규카츠가 보인다. 이 앞에 서니 건물 사이로 토끼정도 보인다. 이 전에 가족과 함께 방문했을 때 맛이 괜찮았던 곳이다. 이 곳도 저곳만큼이나 맛이 좋겠지 내심 기대하며 안으로 들어선다. (부장님이 안내하셨으니 부장님이 사주실지도..) 친한 친구들끼리는 누구 하나가 뭐 하러 가자고 하면 의례 "네가 쏘냐?"라고 되묻기도 하니, 괜스레 김칫국부터 마신다..

무컵과 화로가 먼저 테이블에 놓인다.

  일본 감성 뿜어내는 물 컵과 화로가 준비되었다. 사람 수만큼의 규카츠 정식과 불닭 크림 볶음면 하나를 주문하여 나누어 먹기로 한다. 남자 4명이서 정식으로 부족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일본도 아닌 강남 한 복판에서 일본 사람들은 소식해서 양이 적다더라 하며 농을 던지며 하나 더 추가한다.

  용도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이 화로는 벌써부터 고체연료를 태우며 제 한 몸을 한 껏 달군다. 조용히 다른 이들의 눈치를 살피며 화로의 용도를 짐작해 보고 있던 차에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고베규카츠 정식(대)

  샐러드와 후리가케가 뿌려진 밥, 장국과 함께 여러 소스가 준비 포함된 정식이다. 규카츠는 따로 그릇에 담겨 제공되었는데, 이제야 화로의 정확한 쓰임을 알 수 있었다. 얇게 퇴김 옷을 입혀 고온에서 살짝 익혀낸 규카츠는 중심 부분이 거의 익지 않은 상태로 화로를 이용해 취향에 맞게 익혀내는 것이었다. (괜히 아는척 된장국이라도 데우고 있었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규카츠를 화로에 얹어 알맞게 구워 낸다.

  소고기는 육회로도 먹는데, 그냥 먹어도 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필자는 고기는 일단 조금이라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더 익히기로 마음먹고 화로에 올려 두었다. (음 고기 익는 소리가 작게 들린다. 그 와중에 내 고기 빼앗기지 않으려면 내가 올려둔 고기는 잘 기억해야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한 번, 두 번 뒤적여 적당히 익었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입안에 넣으니 적당한 온기와 함께 육향이 배어난다. 거기에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것은 튀길 때 묻은 기름인 듯하다. 사진에 보이듯이 기름이 적은 부위의 고기임에도 과하지 않은 부드러움과 함께 담백함이 느껴진다.

매콤한 불닭크림볶음면, 기름진 입안을 정리해준다.

  돈카츠를 먹으면서 느끼해진 입안의 정리를 도와주는 매콤한 맛의 볶음면이다. 느끼해지면 볶음면을 또 매워질 만하면 크림이나 돈가스를 먹고 있다. 이를 반복하고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정식을 다 먹고 밥만 남게 된다. 우리 일행들 대부분이 밥만 남긴 상황 어찌해야 되나, 하는 찰나에 크림을 한수저 떠 밥과 비비는 일행을 발견하곤 따라 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강남 근처에서 식사할 일이 있다면, 한 번 즈음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곳이다. 필자도 돈카츠가 생각 날 때마다 다시 떠오르는 음식점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배고픔과 함께 돈카츠가 땡기는 것이 조만간 다시 방문해야 할 것 같다.

위치 :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02길 29 (역삼동) 예촌빌딩

※ 업체와 무관하며 구매 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