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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LIFE/TASTY

연인들의 달콤함을 담은 망원동티라미수

by 회색뿔 2019. 12. 26.

  연남동 티라미수를 방문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남자 3명이서 추운 겨울을 벗어나기 위해 눈에 보이는 가장 가까운 카페를 찾았는데, 그곳은 하필 이면 연인의 달콤함을 한 컵에 담아 놓은 듯한 티라미수를 만날 수 있는 망원동 티라미수(연남동점)이었다. 이 순간 일을 하고 있을 여자 친구가 떠오른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카페 내의 분위기나 달콤함이 그렇다 보니 가급적이면 연인과 함께 방문하는 것이 좋다.

  우리들은 '남자들끼리 이런 곳을 찾는다는 것'은 스스로 패배자의 길을 걷는 것이라며 투덜 대면서도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한 우리들은 이 말이 어색함에 내뱉은 쉰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만큼 우리들은 오랜 시간을 함께 했나 보다. 이 녀석들과 알고 지낸지도 30년이 다 되어 간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우리들은 같이 울며 울고 싸우기도 하면서 수십수백 번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어 있다. 이런 곳으로 우리를 내몬 추운 날씨가 야속하다.

음료와 달콘한 티라미수를 주문한다.

  티라미수는 커피와 크림 그리고 초코렛 파우더로 만들어지는 달콤한 디저트로만 알고 있었는데, 형형색색의 다양한 토핑이 올려져있는 티라미수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중에서도 딸기 하나가 올려져 있는 딸기 티라미수가 내 눈길을 끈다. 저 딸기에서는 분명 달콤한 딸기향을 내게 전해줄 것이다. 나는 딸기 티라미수로 주문하고 다른 녀석들은 피스타치오를 선택해서 나누어 먹기로 한다. 음 사내 녀석들이 어찌 음식을 나누어 먹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분명 부족할 터인데...

사진 한장으로 다 담을 수 없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라떼와 티라미수 / 망원동티라미수

  달콤함은 연인들끼리 속삭이는 듯한 달콤함. 
  단 음식을 싫어해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달콤함.

  달콤한 디저트 인 줄은 익히 알 고 있었는데, 입에 넣으니 웃음이 피어나는 그러한 달콤함이 종이컵 하나에 담겨 있다. 이러한 달콤함이라면 케이크 한판이 나와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추위를 잊어줄 따듯한 라떼와 달콤함을 전해줄 티라미수들이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라떼의 갈색, 흰색 그리고 티라미수의 빨강과 파란색의 조화가 우리 테이블 위에 작은 꽃다발을 올려둔 거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이제 티라미수를 입에 넣으면 달콤으로 폭죽이 터지듯 녹아들고 라떼는 이 단맛을 적당히 중화시켜 준다. 사진을 여자 친구에게 보내주니 이런 곳을 어떻게 혼자 갈 수 있냐며 전화가 온다. 진땀을 빼다 다음 주말 여자 친구와 다시 방문하기로 약속을 하고 나서야 여자 친구의 웃음소리가 휴대폰 건너편에서 들리는 듯하다. 

  저녁 식사를 육류로 묵직하게 했음에도 달콤한 디저트를 먹어서인가? 카페를 나설 때 즈음에는 소화가 된 듯 가뿐하다. 아니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서 묵은 체증이 내려간 것일 듯하다. 기분 좋게 자리를 일어서서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의 삶의 터젼으로 돌아간다. 

위치 : 망원동티라미수 연남동점 / 서울 마포구 양화로23길 28

 + 직접 구매 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