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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LIFE/TASTY

옛날 할머니 손맛이 묻어나는 떡볶이, 꽃돼지분식

by 회색뿔 2019. 9. 18.

  이 날은 중/고등학생이 1학기 중간 고사를 치룬지 몇일 지나지 않은 주말이었다. 시험은 학생이나 그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 모두에게 곤욕인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여자친구의 기분 전환을 위해 가까운 춘천으로 드라이브를 나선다. 

  5년도 더 전에 이야기다.
  월세를 내기에 벅차 운영하던 할머니께서 폐업을 선언하자 단골 손님과 거래처 사장이 모여 십시일반 가게를 얻어 간판과 벽화를 그려주어 할머니가 다시 떡볶이 집을 운영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었다는 이야기가 SNS를 뜨겁게 달구었다. 

[할머니 손맛 담긴 옛날 떡볶이, 꽃돼지분식]

  그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 꽃돼지 분식집의 떡볶이를 글로 담아본다. 경기권에 사는 사람이라면 춘천방향으로 나들이를 한번 즈음 나서봤을 법 한데, 찾아가는 길은 한적한 주거 지역의 한켠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학생시절의 옛 추억을 다시금 끄집어 낼 수 있는 지도 모른다.

오뎅, 떡볶이, 핫도그가 익어가고 있는 주방이다.

  가게 안에 들어서자마자 떡볶이가 끓으며 내는 고추내음과 함께 고소한 기름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오뎅도 다시국물에 들어 있을 걸 상상했지만 빨간 고추장 국물에 살짝 얹혀 있었다. 떡볶이 양념에 버무려 손님상에 나오기까지 이 곳에서 온기를 채우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그리고 옆에 떢볶이가 다 팔릴 때쯤 오뎅이 담겨져 있는 팬에 떡볶이가 담겨져 새로운 떡볶이 한판이 될 것이다.

비어있는 저 그릇에 있던 튀김은 무엇어었을가? 오징어 튀김은 아니었을가?

  방문하는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튀김 중 일부는 이미 동이 난 상태이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떡볶이와 핫도그를 찾고 있다. 우리가 매장을 나설 때까지 핫도그는 사람들이 찾는 소중한 아이템이었다. 매장에서 먹고 기다리면서, 매장을 나서면서 추가로 핫도그를 포장도 해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우리도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핫도그도 하나 들고 나섰으면 좋았으려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아쉬움은 다음에 다시 이 곳을 찾을 동기가 되기도 한다.

메뉴판과 방문한 사람들의 추억이 서린 메모들이 벽을 채우고 있다.

  복잡하지 않은 메뉴 구성으로 어벤져스 급 메뉴들만 선정했을가? 단초로워 보이는 메뉴지만 많은 분식 주에서도 중심을 딱 잡을 만한 그런 메뉴들만 준비되어 있는 느낌이다. 분식집에 오뎅, 떡볶이 그리고 약간의 튀김류가 없다고 한다면 말이 될가? 꼭 필요한 메뉴만 담고 있다. 만두는 찐만두가 아닌 튀긴만두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떡, 튀, 순 아니 오의 구성이다.

  떡볶이, 튀김, 오뎅의 버무리 조합이다. 아, 아쉽게도 순대가 없다. 메뉴판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아니라 중간에 메뉴에서 빠진 것이리라. 왜 메뉴에서 빠졌는지 물어보았으면 좋았으련만 음식을 보니 또 먹기 바빠 잊고 말았다.

떡 가운데, 구멍이 나 잇어 적당량의 소스를 머금고 있다.

  큼직한 떡 사이에 작은 구멍이 있어 적당량의 소스를 머금고 있다. 이 때문인지 삼킬 때까지 소스의 맛이 느껴진다. 큰 떡을 씹다보면 소스는 다 넘어가고 심심한 떡을 씹는 경우도 있는데, 이 떡은 그런 점이 없어서 좋다. 떡에서 배려가 느껴진다고 하면 조금은 오버하는 게 아닐가 싶다. 그만큼 맛있다는 말이니 그냥 넘어가자.

  만두는 우리가 '야끼만두'라고 부르는 당면이 조금 들어 있는 튀긴 만두가 아닌 속이 꽉찬 만두여서 겉은 바삭함 고소, 속은 촉촉하다. 때문에 소스와 더 잘어울린다.

  이렇게 어떤이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잡아 재오픈을 하게 된 꽃돼지분식집을 방문해 본 이야기를 적어본다. 재방문 의사는 있다. 하지만, 춘천에서 맛 보아야만 하는 음식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무리해서 방문하지는 않을 듯 하다. 허니, 산책과 관광 후 또는 애매한 시간으로 식사하기는 부담될 때 방문해 보면 시간도 절약하고 맛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위치 :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방송길 34

- 업체와 무관하며 구매 후 작성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