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했던 산행과 비로 인하여 일행들의 체력이 바닥을 드러냈다. 나리분지에서 성인봉으로 오르는 길은 처음에는 평탄하여 우습게 보았다가 후반부에 나타난 계단으로 인하여 일행들의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았을지 염려가 된다. 거기에 갑작스러운 비는 일행들을 모두 물에 빠진 쥐 꼴로 만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떨어진 체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는 충분히 먹고 충분히 쉬는 게 최고다. 먹는 것 중 최고는 고기일 것이요. 고기 중 최고는 소고기일 것이다. 그렇다 울릉도 소고기 약소를 먹으러 왔다.
약초먹고 자란 소 약소, 울릉도 칡소를 먹어보자 일호식당
저녁 7시 무렵 식당 앞에 도착했다. 주차를 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사장님이 당황하신다. 안족 한 테이블만 손님이 있는 것이 그 손님이 돌아가면 문을 닫고 쉬려 하셨나 보다. 양해를 구하고 자리한 곳은 이전 손님과 (가벽으로) 분리된 다른 방이었다.
주소 :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리 514-9 일호식당
영업시간 : 평일 10:00 - 20:00
메뉴 : 소고기, 돼지고기 숯불 구이 등
메뉴를 확인하고 약소 4인분을 주문했다. 이곳도 소고기는 비싼 것 일가? 100g에 2.5만 원 이라니? 생각보다 적은 양에 비싼 가격이라 놀라움은 배가 되었다. 울릉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소라니 투자를 해볼 만하다.
울릉도 한우, 약소 : 울릉도의 소는 약소라고 불리는데 이 지역에서 나오는 약초를 먹고 자란 소를 뜻한다. 울릉도는 산채와 약초가 풍부한데 이것을 먹은 소는 육질과 향이 기존 한우와는 다르다고 한다.
- 출처 : terms.naver.com/entry.nhn?docId=5808028&cid=63397&categoryId=65524
개인 양념과 마늘 양배추 무침과 여러 밑반찬과 명이 나물이 차려졌다. 명이 나물은 울릉도 어느 식당을 가도 나온다. 이 집은 다른 집과 다르게 김을 내어줬는데, 지금(9월) 시기에만 나오는 김이라고 한다. 향도 깊고 조직감이 탄탄한 것이 김밥을 말면 쉽게 터지지는 않을 듯하다. 김과 밥 간장만 있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 먹어 치울 수 있겠다.
마침내 약소가 상에 올려졌다. 떡심이라 부르는 부분이 보이는 것이 냉동된 등심 부분을 얇게 썰어낸 듯하다. 육지의 소고기와 다른 점은 한눈에 들어온다. 눈꽃이라 말하는 지방이 확실히 적어 보이고 육질이 탄탄해 보인다. 그런데 양이...
살짝 익혀내어 먹으려 했건만 불판이 덜 달궈졌나? 조금 흘러내린 육즙도 아깝다. 판을 더 달구어 걷 부분을 확 익혀내야겠다.
고기가 얇은 만큼 길게 잘라 반 접어 맛을 본다. 확실히 지방이 적어서 그런가 다른 소고기와 비교하였을 때 풍미가 적고 질감이 강해 씹는 맛이 있다. 아마도 이 이유로 고기를 얇게 썰어낸 듯하다. 고기 씹는 맛을 즐기는 본인에게도 약간 이에 걸리는 느낌이 있다. 외국에서 스테이크를 먹다 보면 두텁게 구워 냈음에도 이에 걸리는 느낌은 덜한데, 운동 많이 한 근육질 소라 그런지 식감이 단단하다.
고기가 얇은 만큼 금방 익어 천천히 구워 냈음에도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밥은 아직 반도 먹지 못하였고, 산행으로 주린 배는 아직 차지 않았다. 아마도 가격표 가리고 먹으라고 했으면 여기서 3~40만 원은 그냥 깨질 분위기다. 해서 삼겹살을 2인분 추가 주문해서 밥과 함께 먹기로 한다.
삼겹살도 냉동이다. 꽝꽝 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생고기 마냥 부드러운 상태는 아니다. 그렇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나? 이마저도 없어서 못 먹을 분위기고 먹고 있음에도 먹고 싶다. 산행이 이렇게 위험하다.
이렇게 약소와 삼겹살 구이로 산행으로 지친 몸을 달래고 2일 차가 끝나간다. 이제 울릉도에서 보는 두 번째 달이 떠올랐다.
- 업체와 무관하며 직접 구매 후 작성한 리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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